삼자대면 

2013
지향성 스피커, 스테레오 스피커, 전화기, 환풍기, 액자 
채널별로 소리의 길이가 다름
가변설치 




차학경의 <딕테>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 작업은 9개의 각 장마다 일정한 소개 없이 화자가 임의적으로 바뀌고, 그러한 화자의 목소리가 거의 소음과도 같이 작동한다는 점을 참조한다. <딕테>의 화자는 유관순, 어머니, 나, 테레사 등으로 챕터에 따라 바뀌지만 대부분 서술의 대상이 있을 뿐, 서사를 이끌어 가는 이가 누구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책 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는 들려오나 누구인지는 알 수 없는 이런 정황은, 저자가 책 전체에 걸쳐 이야기하거나 혹은 굳이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 언어와 대상 간의 미끄러짐과 소통 불가능성을 암시한다. 또한 언젠가 뉴스기사에서 본 원인과 발신자를 알 수 없는 세계 곳곳의 미스터리한 소음들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전시장에 설치된 세 점의 오브제에서 발신인을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온다. 전시장 안에 설치된 전화기와 벽 뒤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단편적인 소리들은 언뜻 의미없는 소음처럼 들리지만, 소리의 배후에 누군가의 존재를 암시한다.

01. 설치된 전화기로 주기적으로 전화가 걸려온다. 주위에 있던 누군가가 전화를 받으면 아무런 말이 없이 끊어진다.

02. 전시장의 한 지점에서만 분명히 들을 수 있는 휘파람 소리가 환풍기 뒤로부터 간헐적으로 들려온다.

03. 액자가 걸려있는 벽 뒤에서 쿵쿵대는 소리와 노크소리가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