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손님
2025
단채널 비디오, 다채널 사운드
38분
이 작업은 디아스포라의 경험과 역사 속에서 형성된 고유한 청취 방식이 존재한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이 작품은 언어, 음악, 그리고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청각적 사건들을 통해 이들이 청취와 맺는 복합적인 관계를 탐구한다. 디아스포라의 감각은 고국, 이주국, 그리고 디아스포라 공동체 간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 정체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이 세 공동체의 상황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들은 가변적인 정치·경제적 상황과 문화 자원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조율하고 중재하면서, 자신들만의 특유한 시공간성이 반영된 독자적인 청취 방식과 윤리를 만들어간다.
디아스포라의 청취를 탐색하기 위해, 이 작업은 한국 내 고려인 공동체와 로스앤젤레스의 한인 이민자 공동체에 주목한다. 1세대 고려인은 일본 식민지 시기 더 나은 삶을 찾아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했으나, 스탈린 정권 아래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는 비극을 겪었다. 오늘날 한국에 거주하는 고려인은 대부분 1990년대 이후 경제적 기회를 찾아 귀환한 이들의 후손으로, 현재는 주로 2세에서 4세대 이민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한국, 러시아, 그리고 다양한 지역의 문화 콘텐츠를 함께 소비하며 살아간다. 미국으로의 한국인의 집단 이주는 20세기 초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905년 무렵 하와이 농장 노동자로 이주하는 한국인 노동자의 수가 급증했고, 이들은 이미 정착해 있던 일본인 노동자들과 노동 시장에서 경쟁했다.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에는 전쟁 고아들이 대거 미국으로 입양되었고, 유학을 위해 미국에 머물던 고학력 한국인들 중 상당수는 귀국을 포기했다. 이어 1965년 이민법 개정은 한국인의 미국 이주를 급격히 증가시켰으며, 2005년 기준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인의 약 22%가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정착하게 되었다.
이 작품에서 나는 이들의 청취 실천이 재정착과 적응의 과정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 살피며, 소리와 청취가 이주 경험을 구성하는 데 어떤 힘과 잠재력을 지니는지 탐구한다. 영상은 언어 습득, 음악의 생산과 소비, 일상적 청각 경험을 둘러싼 질문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러한 질문들은 소리와 청취의 역할을 민족지 서사 속에서 전면적으로 재고하는 ‘소리 민족지(sionic ethnography)’의 방법론을 고찰하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 이 접근법은 소리 환경의 서술과 과정 중심의 소리 기록을 통해 소리와 청취가 지닌 민족지적 가능성을 깊이 탐색한다.
2025
단채널 비디오, 다채널 사운드
38분
이 작업은 디아스포라의 경험과 역사 속에서 형성된 고유한 청취 방식이 존재한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이 작품은 언어, 음악, 그리고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청각적 사건들을 통해 이들이 청취와 맺는 복합적인 관계를 탐구한다. 디아스포라의 감각은 고국, 이주국, 그리고 디아스포라 공동체 간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 정체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이 세 공동체의 상황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들은 가변적인 정치·경제적 상황과 문화 자원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조율하고 중재하면서, 자신들만의 특유한 시공간성이 반영된 독자적인 청취 방식과 윤리를 만들어간다.
디아스포라의 청취를 탐색하기 위해, 이 작업은 한국 내 고려인 공동체와 로스앤젤레스의 한인 이민자 공동체에 주목한다. 1세대 고려인은 일본 식민지 시기 더 나은 삶을 찾아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했으나, 스탈린 정권 아래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는 비극을 겪었다. 오늘날 한국에 거주하는 고려인은 대부분 1990년대 이후 경제적 기회를 찾아 귀환한 이들의 후손으로, 현재는 주로 2세에서 4세대 이민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한국, 러시아, 그리고 다양한 지역의 문화 콘텐츠를 함께 소비하며 살아간다. 미국으로의 한국인의 집단 이주는 20세기 초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905년 무렵 하와이 농장 노동자로 이주하는 한국인 노동자의 수가 급증했고, 이들은 이미 정착해 있던 일본인 노동자들과 노동 시장에서 경쟁했다.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에는 전쟁 고아들이 대거 미국으로 입양되었고, 유학을 위해 미국에 머물던 고학력 한국인들 중 상당수는 귀국을 포기했다. 이어 1965년 이민법 개정은 한국인의 미국 이주를 급격히 증가시켰으며, 2005년 기준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인의 약 22%가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정착하게 되었다.
이 작품에서 나는 이들의 청취 실천이 재정착과 적응의 과정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 살피며, 소리와 청취가 이주 경험을 구성하는 데 어떤 힘과 잠재력을 지니는지 탐구한다. 영상은 언어 습득, 음악의 생산과 소비, 일상적 청각 경험을 둘러싼 질문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러한 질문들은 소리와 청취의 역할을 민족지 서사 속에서 전면적으로 재고하는 ‘소리 민족지(sionic ethnography)’의 방법론을 고찰하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 이 접근법은 소리 환경의 서술과 과정 중심의 소리 기록을 통해 소리와 청취가 지닌 민족지적 가능성을 깊이 탐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