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광 컴포지션
2015
스피커, 나무, 타일, 조명, 커튼, 유리, 벽지
가변설치





독특한 톤과 질감을 가진 이웃의 목소리가 벽을 통과해 들릴 때마다, 본 적이 없는 그 이웃의 몸을 연상하게 되었던 경험이 있다. 목소리는, 그 소리를 통해 그 근원으로써의 육체와 그가 위치한 공간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물질적이고 시각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목소리에 대한 이론들은 대게, 이 매체가 세 가지 정도의 기능을 가진 것으로 이야기한다. 언어의 운반장치로서의 목소리, 연행적 장치로서의 목소리, 그리고 물성의 재현으로서의 목소리가 그것이다. 나는 벽을 통과해서 내 귓속으로 들어오는 이웃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특정 언어 운반의 기능을 의도적으로 비껴간 연행적 장치로서의 목소리가 육체를 재현하는 전과정을 체험한 듯 했다. 반면에 축음기, 마이크와 같은 목소리를 다루는 기술은 언제나 이를 육체에서 분리시키거나 공간적 경계를 더욱 극적으로 넘나드는 방식으로 연구되어 왔다. 이 작업은 이미 몸으로부터 분리된 목소리를 육체와 공간에 일시적 연결고리를 가지고 재위치시킨다.

기존의 대중음악에서 가사를 전달하지도, 반주가 있지도 않은 나머지 목소리, 즉 악보상에는 표시되지 않는 가수만의 목소리 조각들이 있다. 추임새나 한숨소리, 또는 성대의 독특한 소리 등이 그것이다. 이 목소리들은 언어나 음악에 온전히 포섭되지 않지만 그 어떤 멜로디나 가사보다도 가수의 인격과 육신의 특성을 드러낸다. 나는 각각 다른 가수가 부른 몇 개의 다른 곡들에서 이러한 부분들을 추려냈다. 그리고 이들을 주어진 공간 안에 본래 있었던 구조물 - 문 뒤, 환풍기 속, 벽 뒤, 벽장 안 - 속에 숨기거나 최소한의 건축적 요소를 지닌 제작된 구조물 속에 위치지었다. 이렇게 공간 안에 각각의 고유한 리듬과 질감을 가진 목소리들을 배치하는 구성 방식을 <후광 컴포지션>이라 이름 붙였다.